소
창 따위를 들고
목숨을 겨루던 시절엔
네 눈도
지금처럼 그렁그렁하진 않았겠지
언제부터였나
여물통에 머리 쳐박을
밥 때만 기다리면서
네 눈은
연민을 뿔대신 갈았겠지
불쌍해야 많이 먹는다는 걸 알아버린
목숨이여
그저 그렁그렁
서럽기만 한 생계에 매달려
순하게 살쪘지
그러니
이 불판 앞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너를 보며
그렁그렁
눈빛을 애써 잊어도
너 많이
섭섭하진 않겠지
190329
소
창 따위를 들고
목숨을 겨루던 시절엔
네 눈도
지금처럼 그렁그렁하진 않았겠지
언제부터였나
여물통에 머리 쳐박을
밥 때만 기다리면서
네 눈은
연민을 뿔대신 갈았겠지
불쌍해야 많이 먹는다는 걸 알아버린
목숨이여
그저 그렁그렁
서럽기만 한 생계에 매달려
순하게 살쪘지
그러니
이 불판 앞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너를 보며
그렁그렁
눈빛을 애써 잊어도
너 많이
섭섭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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