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더위

취몽인 2019. 8. 10. 12:18




더위




거리는 불편하다


다리 저는 강아지의 목마름처럼

목 꺾인 해바라기의 좌절처럼

바싹 붙어 앉은 한 움큼의 그림자처럼

점멸 중인 좌회전 신호처럼

에어컨 실외기 돌아가는 쇳소리처럼

목덜미를 끄집어 내는 땀처럼


거리는 불편하다


다닥다닥 집을 지은 거미들 생계처럼

자꾸 닿는 오금처럼

생각에 덧씌워지는 네 목소리처럼

만유인력처럼

반걸음씩 앞지르게 되는 계단처럼

탕속에서 겹쳐지는 어깨처럼


내가 나와

너무 가까이 걷는

거리는 모조리 불편하다



20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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