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월의 베드로
너희가 모두 나를 떠날 것이다
초저녁
쏟아진 말이
달무리를 따라 떠돌다
희미하게 지워졌다
모두들 달의 윤곽 속으로 사라졌다
죽어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자정 넘어
비에 젖은 몇 마디가 담을 넘었다
누구를 만났는 지는 모른다
불을 쬐고 있던 축축한 그림자 하나
막다른 골목을 돌아갔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
별도 지워진 한밤
살찐 말발굽소리가 몰려왔다
웃는 가면을 쓰고 옆구리에 낀 긴 창끝에는
세 마디
피 흘리는 말이 꽂혀 있었다
너도 한 편이지? 한 편이지? 한 편이지?
미늘에 꿰인 말은
한 마디도 못하고 피 흘리며 죽어갔다
말은 둘러선 입들을 추궁했다
아무도
말할 수 없었다
아니요 정말 아니요 결코 아니오 맹세할 수 있소
새벽이 오자
봉인된 입들을 밀어내고
십자가에
말 한 마디 걸렸다
그리고 닭이 울었다
말의 말이 생각난 입은 서럽게 울었다
19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