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택시의 꿈

취몽인 2019. 9. 4. 13:51

택시의 꿈

 

택시일을 그만둔지 3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길가에서 누가 손을 들면 무심결에

핸들을 그쪽으로 돌리려는 택시운전수가

내 안에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그 주황색 일터에서 벗어난 듯 하다.

 

택시운전 경력 14개월.

노후 밥벌이로 생각하고 있는 개인택시를

하려면 22개월치 경력이 더 필요하다.

지금 회사에서 회사차량으로 운전하는 일을

경력으로 인정 받으려면 44개월이 필요하다.

일반 업무용 운전경력은 50%만 인정되는

탓이다. 3년 하고도 8개월이다.

중간에 안짤리고 기간을 채울 수 있음 최선이고, 짤리면 부족한 기간은 또 택시 운전으로 채우면 된다.

 

대충 2022년말이나 2023년 정도면

개인택시 운전수가 되어있을 듯하다.

환갑 막 지난 나이니 한참은 할 수 있지싶다.

 

좋은 차 하나 사서 설렁설렁 이틀 일하고

하루 놀 것이다. 하루 일하고 이틀 놀아도 좋고.. ㅎㅎ 부업으로 꼬딱지만한 북카페

하나 열어 놓고 운전 안하는 날이나 하기 싫은 날은 책이나 읽고 그림이나 그리고, 동네 꼬마들 글짓기나 가르치고 살면 좋겠다.

 

이 모든 꿈이 생전 생각지도 못했던 택시

운전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택시.. 고마운 녀석이다.

 

 

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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