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휴일

취몽인 2019. 8. 29. 12:34

휴일

 

 

토요일 출근하는 대신 주중에 하루를 쉰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목요일에 쉰다.

월, 화, 수 사흘 일하고 하루 쉬고, 금, 토

일하고 일요일에 또 쉰다.

 

한 석달 이렇게 쉬니 나름 익숙해진다.

주말 이틀 쉬면 잠깐 일박이일 여행도

다녀 올 수 있지만 하루씩 쉬니 그런 계획은

좀 힘들다. 쉬고 난 다음 날 아침 일찍 출근해야하니 저녁에 누굴 만나 한 잔

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일요일엔 교회도

가야하고 식구들과 같이 할 일도 많아

제대로 쉴 수 있는 날은 오늘 같은 주중

휴일이 제격이다.

 

내 하는 일이 그리 격한 일도 아니니

푹 쉬는 게 꼭 중요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늘 쉬고 싶은 건

사실이다. 룸펜 기질이 오래 몸에 배인건가?

ㅎㅎ.

 

늘 그렇지만 주중 쉬는 날 하는 일은 뻔하다.

좀 늦게 일어나 책 조금 읽고, 브런치로

라면에 찬밥 말아먹고, 강아지랑 침대에서

같이 졸다 일어나 또 책 몇 줄 읽고..

아내가 미처 못한 청소, 설거지, 세탁하고,

오후 느즈막히 마트에 가서 무거운 식품

따위 사다놓고, 저녁에 식구들 퇴근하면

같이 먹을 반찬 하나 해놓고..

그러면 저녁이고, 좀 더 있으면 밤이고..

 

그냥 느릿느릿 소소하게 지내는게

내 방식의 휴식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시간이 좀 더 빨리 흘렀음 좋겠다.

알량한 빚 마저 갚고, 돈 들 일 좀 더 줄면

남은 시간 이렇게 살 수 있겠지.

설렁설렁, 시시껄렁하게....

 

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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