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집에 가고싶어

취몽인 2019. 9. 20. 17:27




집에 가고싶어


 

 

일 년 넘게 요양원 신세 꼼짝 없는 목숨이라니

두 달만에 찾아온 딸 그 큰 눈엔 설움만 가득

내 얼른 집에를 가야 저 놈 가슴 풀텐데

 

침대 밑에 숨겨놓은 영감 사진은 잘 있을까

실밥 튿어진 내 고쟁이 버리지는 않았겠지

내 얼른 집에를 가야 막힌 숨이 트일텐데

 

창 밖에는 노란 하늘 도대체 여긴 어느 동네

애야 애야 내 큰 딸아 나 좀 집에 데려다 주렴

평생이 거기 있는데 여기서는 못죽는다

 

니들 안와도 니들 없어도 나는 정말 괜찮다

그저 그저 내 눕던 자리 기어서라도 가고싶구나

니들은 정말 모른다 집에 가야 나라는 걸

 

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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