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배웅

취몽인 2019. 10. 9. 18:06



배웅

 

 


걷기 좋은 계절인데

굽은 발목은

여전히 비틀대네

이른 달이

반쯤 하늘에서 빛나고

길따라

바람 몇 줄기 앞서 가는데

몇 걸음 걷다

멈춰 발목 위로하며

조 앞 누군가를

만날 곳을 바라보는데

그대

어깨를 짚네

요만큼이라도 걸을 수 있지않나?

우리는 내처 한 계절 달렸어도

여전히 매달렸다네

한 걸음도 못간다네

그러니

천천히라도 잘 가시게

잎 떨어뜨려

등을 미네

 

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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