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걸레

취몽인 2019. 11. 30. 08:13



걸레

 

 

태울 사람 기다리느라

잠시 멈춘 사이

운전석 옆 문 포켓에

코푼 휴지처럼 구겨진 걸레를 본다

이 아침 덜 펴진 내 생활같아

차곡차곡 접어 곱게 놓는다

오늘 유난히 아픈 발목도

저렇게 차곡 접어

안녕토록 할 수 있다면

마음 곱게 하루를 살 수 있을텐데

이것저것 닦느라 꼬질해진 걸레

곱게 접으며

그 수고에 인사하는 마음

한 주일 또는

한 달을 살아내느라

구겨진 발목

저녁엔 뜨거운 물에

한참 담궜다 말리고

그 또한 곱게 접어

수고했다

발등이라도 두드려 줘야 하려나

 

1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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