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깨끗한 나라 /이성부

취몽인 2020. 1. 29. 15:02

 

시인은

부끄러우면

화를 낸다.

그러다

누워서 세우는 나라를 위해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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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나라

 

 

내 고향 굴다리밑 혼자 살던 거지

햇볕에 나와 이를 잡고 문득 먼 데 山 바라보고

누더기에 손톱 한 번 문지르고

일어서서 육자배기 흥얼흥얼

제 발자국과 함께 놀던 거지

봄 거지

몇 년 전 서울에서도 로마에서도

너무 잘 보이던 고향 거지

 

바랄 것도 더 잃을 것도 없는 사람들은

저녁마다 제 그림자만 데리고 누울 곳으로 돌아간다

누워서 세우는 나라를 위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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