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즐거운 책.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기시감을 계속 느꼈다.
건축가이며 시인, 그림 그리는 사람 그외에도 많은 분야를 누비고 있는 저자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그 길 끝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던 것이다.
불나비, 바벨 2세로 이어지는 만화나 연속극 여로의 기억, 먼저 그림 그리기부터 시작했다는 연대기, 본고사가 폐지된 예비고사의 애매한 세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오래지 않은 기억의 조각들.
저자가 말하고 싶어하는 글의 주제보다 솔직히 소재에 더 공감한 이유를 책 말미쯤에서 찾았다. 81학번 동기였던 것이다. 나이는 한 살(?) 적은 범 토끼띠. 저자와 나는 같은 시간과 문화를 살았던 것이다. 그러니 모조리 내 얘기 같을 수 밖에..
덕분에 긴 시간 여행을 즐겁게 하고 온 기분이 든다. 책을 읽으며 이런 즐거움을 얻는 수도 있구나 싶다.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즐겁다.
'이야기舍廊 > 책과 문화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道德經/최진석 (0) | 2020.02.07 |
---|---|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0) | 2020.02.06 |
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0) | 2020.02.01 |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이윤기 (0) | 2020.01.28 |
사람의 아들 예수 /칼릴 지브란 (0) | 2020.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