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추천 책 다시 읽기 (몇번째인지는 까먹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매번 그 순서를 기억하는 일이 힘들었었다.)이기도 한 이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원래 책 제목은 이렇게 길다.
이 책을 십여 년만에 다시 읽은 이유는 처음 읽었을 때 남겨놓은 메모 때문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필요할 때 다시 읽을것' 이 것이 내가 남겨둔 메모였다.
240쪽 정도의 책 중에 200쪽 정도는 니어링 부부의 삶과 생각에 관한 내용이다. 다시 읽어도 의미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내 독서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었기에 굳이 되짚을 마음은 없다. 단 책 초반의 헬렌과 크리슈나무르티의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한 꼭지는 남겨본다. 독서의 목적과 닿아있으므로.
'나는 내가 먼저 앞으로 나서지도 않았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지도 않았다. 나는 가능한 곳에서 내가 필요했던 때 봉사했으며, 더 이상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때 물러섰다.'
위의 글은 헬렌니어링이 크리슈나무르티와의 인연이 다할 무렵을 생각하며 쓴 글이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백년을 산 훌륭한 정신의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는 조용히 물러선다.'
스무살의 헬렌과 백살의 스코트가 공유한 이 책의 주제이다.
아래에 이 주제를 실행하기 위해 스코트니어링 스스로가 몇 번에 걸쳐 수정하며 남긴 요망사항들을 다소 길지만 옮겨 두며 이 책 다시 읽기를 유익하게 마친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요망 사항을 기록해두기 위해 쓴다.
1. 마지막 죽을 병이 오면 나는 죽음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란다.
- 나는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의학은
삶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죽음에 대해서도 무지한 것처럼 보인다.
- 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에
지붕이 없는 열린 곳에 있기를 바란다.
-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그러므로 죽음이
다가오면 나는 음식을 끊고, 할 수 있으면 마찬
가지로 마시는 것도 끊기를 바란다.
2.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어떤 진정제, 진통제, 마취제도 필요없다.
3. 나는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 따라서,
- 주사, 심장충격, 강제 급식, 산소 주입 또는 수혈을
바라지 않는다.
- 회한에 젖거나 슬픔에 잠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리에 함께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에
조용함, 위엄,이해, 기쁨과 평화로움을 갖춰 죽음의
경험을 나누기 바란다.
- 죽음은 광대한 경험의 영역이다. 나는 힘이 닿는 한
열심히충만하게 살아왔으므로 기쁘고 희망에 차서
간다.
죽음은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다. 모든 삶의 다른
국면에서처럼 어느 경우든 환영해야 한다.
4. 장례절차와 부수적인 일들
- 법이 요구하지 않는 한, 어떤 장의업자나 그 밖에
직업으로 시체를 다루는 사람의 조언을 받거나
불러들여서는 안되며 어떤 식으로든 이들이 내
몸을 처리하는데 관여해서는 안된다.
- 내가 죽은 뒤 되도록 빨리 내 친구들이 내 몸에
작업복을 입혀 침낭속에 넣은 뒤, 스프루스 나무나
소나무 판자로 만든 보통의 나무 상자에 뉘기를
바란다. 상자 안이나 위에어떤 장식도 치장도
해서는 안된다.
- 그렇게 옷을 입힌 몸은 내가 요금을 내고 회원이
된 메인주 오번의 화장터로 보내 조용히 화장되기를
바란다.
- 어떤 장례식도 열려서는 안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죽음과 재의 처분 사이에 언제, 어떤 식으로든
설교사나 목사,그밖에 직업 종교인이 주관해서는
안된다.
- 화장이 끝난 뒤 되도록 빨리 나의 아내가, 만약
그녀가 먼저 가거나 그렇게 할 수 없을 때는 누군가
다른 친구가재를 거두어 스피릿 만을 바라보는
우리 땅의 나무 아래 뿌려주기 바란다.
- 나는 맑은 의식으로 이 모든 요청을 하는 바이며,
이러한요청들이 내 뒤에 계속 살아가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존중되기를 바란다.
니어링의 요망사항들은 거의 다 이루어졌을 것이다.
나는 그의 요망사항 중 상당수가 내게도 이루어지길 원한다.
이 마음을 위해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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