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추천 책 다시 읽기..
'다 좋다 쳐도 가난은 지긋지긋하다고요? 강요된 가난은 그렇겠지요. 그러나 스스로 선택하는 가난한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난은 나눔을 가르쳐줍니다. 잘 사는 길은 더불어 사는 길이고, 서로 나누며 함께 사는 길만이 행복에 이르는 길입니다.'
이제는 통속적인 표현으로 보이는 이력 하나.
'미래가 보장되는 잘 나가는 교수직을 버리고.. 스스로 어려운 길을 선택한 아무개' .
우리 사는 세상에 이런 이력이 많을 수록 세상이 건강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적어도 인문학적 소양을 소중하게 생각하거나 삶의 방향이 자연, 진보 지향이라면 더 많을 것이다.
저자인 윤구병선생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전북 변산반도 내륙에 변산공동체를 꾸려 팍팍한 자급 농사를 짓고 아이들 대안교육도 한다. 무엇을 위해서? 잘 살기 위해서!
세상 기준의 잘 살기와는 많이 다른 잘 잘기. 함께 땀흘려 먹거리를 만들고 부족한 것들을 직접 만들거나 조달하며 외부의 금전적 지원을 거부하고 오로지 공동체의 노력만으로 삶을 건강하게 꾸려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 믿고 함께 노력하는 공동체. 그런 가치가 사람을, 사회를, 지구를 잘 살게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작은 밀알 또는 불씨가 되고자 하는 정신을 이야기 한다.
아직도 보편적이지 못한 가치이지만 이제는 그렇게 낯설거나 미련해보이지 않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법정스님 추천 도서들을 읽으며 어쩌면 내가 세뇌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시골에 가서 살고싶다. 내몸을 써서 땅과 하늘과 물에 어울려 땀흘리고 그 결과로 소박한 삶을 살고싶다. 하지만 농사에 문외한이라는 약점외에도 내게는 사지육신이 부실하다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어 늘 이루지 못할 꿈으로 남아있는 것이 귀촌이다.
귀농이 아닌 귀촌, 건장한 농부가 아니어도 시골에서 먹고 살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은 최근 10여년 내 중요한 궁리중의 하나이다. 재주라고는 책 읽고 글 쓰고 그림 좀 그리고 광고 홍보 기술 좀 가진 것이 다인데 그걸로 품을 팔아 시골에서 살 수 없을까? 아직은 그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꿈은 아직도 멀리 있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변산을 다녀오고 싶다. 전나무길과 마당이 좋은 내소사도 보고싶고, 곰소항 젓갈 냄새도 맡고싶고, 채석강 해넘이 속 소주 한 잔도 그립다. 요것들 모조리 즐기는 중에 변산공동체를 슬쩍 엿보고 와야겠다. 혹시 아나 무슨 방법이라도 귀뜸으로 얻고 올런지..
꿈을 꾼다면 꿈속에서라도 한 발이나마 내딛을 일이다.
교수 팽개치고 얼치기 농사꾼 시작한 윤구병선생 같은 분도 있는데 침대에 드러누워 한숨이나 쉬고 있어선 도무지 닿을 수 없는 일이니까. 꿈에라도, 놀이를 빙자해서라도 무조건 한 걸음 내딛어 볼 일이다.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는 것이 행복이 아니냐, 가끔은 슬픔도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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