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

자목련

 

 

겨울이 끝나가니

말은 그만 하는 게 좋겠어

 

손톱 끝으로

떼어내는 카타르시스

 

겹겹의 수다는

더 이상 두께가 없어

 

침이 마르도록

치열한 오후를 보내면

 

마지막 인사가

쌓일런지

 

검지로 살살 밀어

덜 굳은 말꼬리를 느껴봐

 

미련같은 몇 마디

좌악, 벗겨낼 수 있을지

 

살짝 맺히는 비린내도

그리울거야

 

봄이 오고 있어

아마 입술이 벗겨질거야

 

20170327/20200327 재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