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저자만 유명하면
책은 아무래도 괜찮은가? 라고 생각했는데
훌륭한 저자는
농담에도 엄청난 내공이 담겼다는 걸 확인.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글은 선수가 쓰는게 맞고
어중띠기들은 그저 박수치는 독자로 머무는게 맞다.
어떤 내용이든 그에 맞는 그릇을 찾아
그릇 안에 딱 맞게 이야기를 하는 재주,
그건 재주라기보다 실력이라 인정해야할 듯하다.
어떤 주제나 제재라도, 심지어 말도 안되는 일이라도 집요한 논리, 적당한 유머와 조소를 섞어 끝까지 밀고나가는 에코의 글쓰기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뭐 이런 사람이 다있지?하는 생각을 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치열한 논리와 엄청난 지식이 바탕이 된 사고가 쌓여 특별한 일반화를 이룬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가 쓴 불후의 소설들이 독자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면서도 신비로우며 재미있는 것은 역시 이런 깊이와 구조적 능력에 기인한 것일 터다.
내용은 심할 정도로 허무한 것들이다. 영토와 동일한 축적의 지도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따위의 고민이 우리에게 왜 필요하겠는가? 그저 그 무모한 생각마저 의미의 차원으로 끌고가고마는 에코의 능력에 감탄할뿐.
움베르토 에코가
피식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그냥 내 글에 감탄하고 말아라. 주제에 뭘 쓰겠다고 하니? 내 수준의 5%라도 닿겠니?'
그러게 말입니다. ㅠ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법.
살다가
이렇게 정확한 책 제목을 만날줄 몰랐습니다.ㅠ
'이야기舍廊 > 책과 문화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0) | 2020.04.13 |
---|---|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카를로 로벨리 (0) | 2020.04.06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카를로 로벨리 (0) | 2020.03.20 |
광릉 숲에서 보내는 편지 /이유미 (0) | 2020.03.20 |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브룩바커 (0) | 2020.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