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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시인의 책을 처음으로 읽어본다.
왜? 그간 막연히 무슨 교주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유는? 그냥 그랬다.
명상과 치유 같은 주제의 탓도 있고 무엇보다 시인을 따르는 이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은 탓도 있다.
그게 시인 탓은 아닌데..
한 때 정호승시인에 대해서도 그런 감정을 가진 적이 있었다. 환갑 다됐어도 철들기는 어림없는 노릇이다.
얼마전 시인이 번역한 인디언추장들의 글을 모은 책을 읽으며 생각했었다.
더 늦기 전에 이 사람의 책을 한번 읽어보자. 그러고나서 내 편견을 따져보자.
그래서 전자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다.
제목이 내 심정을 정확히 찌르는 것 같다.
아니 시인이 내게 던지는 항의로 들리기도 한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맞는 말 아닌가?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눈을 감고 앉아 있을 때 노랑 앵무새를 생각하지 말라.'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눈을 감자마자 노랑 앵무새를 떠올릴 것이다. 그 생각은 차츰 강박적이 되어 밥을 먹을 때나 심지어 꿈속에서도 노랑 앵무새가 나타날 것이다. 그 새를 괴물로 만드는 것은 당신 자신이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사실 영성이나 명상이란 주제는 나 스스로 관심이 많은 분야이다.
그렇지만 류시화씨의 말처럼 그 길을 안내하는 신뢰할 만한 책은 드문 편이다.
풍부한 예화와 여행 경험, 그리고 명상 체험등이 어우러져 책은 쉬 읽힌다.
다 읽고 가슴에 찡하게 남는 것은 없다.
하지만 동안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 책이다.
"읽는 동안만이라도 생각해볼 만한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
또 한 동안 이 양반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잠시 있다 다시 만나세 하루키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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