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취몽인 2020. 9.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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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웠을까

58년 만에 처음 보여준 하초는
똥으로 칠갑이 되어 있었다
닦고 닦아도
냄새는 가시지 않았다

침대에 올려다오

그 한 마디를 끝으로
긴 잠에 빠졌다
그런 줄 알았다
깨지 않았다

지금은 응급실
다시 깨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의 말

왜 갑자기 잠들었을까

잠들고 싶었을지 모른다
영영 깨어나지 말았으면
생각했을지 모른다

똥이 뭐라고
내 똥을 얼마나 치웠을텐데

그게 뭐라고
안 깨어나시는가
엄마


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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