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 숙맥 박종규
신문 지국을 하는 그와 칼국수 한 그릇 할 요량으로 약속 시간 맞춰 국숫집 뒷방 조용한 곳에 자리 잡고 터억하니 두 그릇 든든하게 시켜놓고 기다렸는데 금방 온다던 사람은 오지 않고 국수는 퉁퉁 불어 떡이 되도록 제사만 지내고 있는 내 꼴을 때마침 배달 다녀온 그 집 아들이 보고는 혹 누구누구를 만나러 오지 않았냐고 은근히 물어보길래 고개를 끄덕였더니만 홀에 한 번 나가보라고는 묘한 미소를 흘리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마당을 지나 홀 안을 빼꼼 들여다보니 아연하게도 낯익은 화상이 또한 국수를 두 그릇 앞에 두고 자꾸만 시계를 힐끔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이 시인 새 시집이 얼마 전에 나왔다는데 정작 나는 오래 전 시집을 읽는다. 나 하고 동갑인 안동출신이라는데.. 詩에 사람 냄새가 흥건한데..
'이야기舍廊 > 詩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르카 시선집 / F.G.로르카 (0) | 2020.10.20 |
---|---|
악의 꽃 / 보들레르 (0) | 2020.10.19 |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 / 안도현 엮음 (0) | 2020.10.16 |
바람의 사생활 /이병률 (0) | 2020.10.14 |
이슬의 눈 / 마종기 (0) | 202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