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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작년에 회사 짤리고 집에 틀어박힌지 어느듯 7개월이 지났다. 집밖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열흘에 한 번꼴로 가까운 친구와 당구치고 소주 한 잔씩 하는 일로 외출을 하고 보통은 오후에 강아지 산책시키러 나가는 외엔 책상에 앉아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일이 전부다. 물론 갑갑증이 임계치에 다다를 때 몇 번 짧게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집안 대소사로 볼 일을 봐야할 때도 있긴 했다.
슬슬 계획하고 있는 밥벌이 준비를 시작할 때가 되어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어느새 틀어박힌 생활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한다.
오늘 나보다 앞서 일을 시작한 이를 만나 조언을 구할 약속이 잡혔는데 막상 나가려니 가슴이 답답하다. 어려운 사이도 아닌데 그간의 안부 같은 인사치레나 의례적으로 나눌 대화 같은 것들에 미리 질리는 느낌이 든다.
7개월. 짧지 않은 시간은 그새 나를 폐쇄적인 인간으로 구획지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그렇게 외향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파블로프의 개처럼 갇힌 생활에 길들여졌구나 생각하니 더 답답하다.
아마 이틀전 선거로 숨통이 좀 더 좁아진 탓도 있으리라.
볕 좋은 봄날, 이젠 좀 싸돌아 다녀야겠다. 이리다 정말 대인기피증 걸린 뒷방 영감 될라. ^^.
210409
부작용
작년에 회사 짤리고 집에 틀어박힌지 어느듯 7개월이 지났다. 집밖으로 나가는 일은 거의 열흘에 한 번꼴로 가까운 친구와 당구치고 소주 한 잔씩 하는 일로 외출을 하고 보통은 오후에 강아지 산책시키러 나가는 외엔 책상에 앉아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일이 전부다. 물론 갑갑증이 임계치에 다다를 때 몇 번 짧게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집안 대소사로 볼 일을 봐야할 때도 있긴 했다.
슬슬 계획하고 있는 밥벌이 준비를 시작할 때가 되어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어느새 틀어박힌 생활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한다.
오늘 나보다 앞서 일을 시작한 이를 만나 조언을 구할 약속이 잡혔는데 막상 나가려니 가슴이 답답하다. 어려운 사이도 아닌데 그간의 안부 같은 인사치레나 의례적으로 나눌 대화 같은 것들에 미리 질리는 느낌이 든다.
7개월. 짧지 않은 시간은 그새 나를 폐쇄적인 인간으로 구획지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그렇게 외향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파블로프의 개처럼 갇힌 생활에 길들여졌구나 생각하니 더 답답하다.
아마 이틀전 선거로 숨통이 좀 더 좁아진 탓도 있으리라.
볕 좋은 봄날, 이젠 좀 싸돌아 다녀야겠다. 이리다 정말 대인기피증 걸린 뒷방 영감 될라. ^^.
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