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
살아있는게 힘들 때면 꾸역꾸역 기대는 것들이 있다.
사는 일이 바쁘거나 신간이 편하면 잘 찾지 않다가 벼랑에 섰다 싶으면 고개를 돌려 매달리는 것들이 있다.
하나는 神이고 또 하나는 詩다.
지난 두 달, 뭘 새로 한답시고 바빴다. 神은 까마득하고 詩는 너덜하다.
神과 詩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아마 지금 나는 살만한가보다.
특별히 詩는 지금 외출중이다. 댓군데 투고가 퇴자를 맞고 어딘가에 쳐박혀 있을 것이다.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그래도 또 올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 詩는 그저 나를 위로하는 역할이 전부다. 지금 위로가 필요없으니 그도 쉬는 것. 예술? 그건 내게서 멀다.
따라서 시집을 묶는 일도 사실 별 의미없는 일이다. 나를 위로하는 詩를 남에게 읽혀 무엇하리. 예술? 그건 내게서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