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가족 그리고 기억

엄마. 1주기

취몽인 2021. 9. 24. 07:48
.
#엄마

일 년 전 이 시간,
의식을 놓은지 17시간째
혼자 중환자실에 누워계셨던 엄마.

점심 면회 시간에
기적적으로 잠깐 의식을 찾아
아들과 손을 맞잡고 눈을 맞췄다.

이제 괜찮아 질거야.
아들의 말에 눈물을 흘렸다.

아들이 돌아가고 세 시간.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혼자
작별의 말도 못 건내고 떠났다.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달려 왔을 땐 이미 떠난 뒤.

그 정오의 시간
아들의 손을 잡고 힘겹게 바라보던 눈빛은
엄마의 마지막 인사였다.

그것도 모르는
아들에게 혼자 건낸..

떠날 때도 엄마는
마지막 힘을 쏟아 할 일을 했고
아들은 여전히 철 없었다.

그 힘 없이 잡았던 손, 젖은 눈빛이
내 남은 생을 또 지키리.

늘 가고싶어 하신던 곳에서
잘 계시지요?
그러셔야 합니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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