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과 떨림으로 이루어진 세상
‘들으면 아름답고 좋은 소리이고, 가만히 귀 기울여 들으면 구슬프거나 심란하기 짝이 없는 소리들은 실은 떨림으로부터 시작되며, 떨림으로 멀리멀리 번져간다.’
--김소연 <마음사전>
소리는 울림으로 태어나고 떨림으로 전달된다. 잘 마른 쇠가죽으로 단단하게 메운 북을 손으로 두드리면 북은 운다. 탱탱한 가죽으로 울고 텅 빈 속으로 거듭 운다. 가죽과 북통이 차례로 우는 사이에 떨림이 있다. 가죽이 먼저 울고 그 울음이 떨림으로 전해져 북통이 운다. 더 크게 운다. 맞은편 객석에 앉은 나는 그 울림이 떨림에 담겨 귀에 닿을 때 울림으로 듣는다. 고수의 느린 손짓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 귀는 울고 마음은 이내 떨린다. 듣는다는 일을 결국 이렇게 울림이 떨림에 실려 나를 울리는 일이다. 울림은 파장이고 떨림은 진동이다. 따라서 소리는 파장이고 듣는 일은 진동이 닿는 일이다.
울림이 떨림을 일으키는 일은 듣는 일 말고도 있다. 우리는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을 가지고 있다. 심금은 마음의 현絃을 말한다. 마음을 악기에 비유한 말이다. 마음의 줄(絃)을 울리는 일은 소리만이 하는 일이 아니다. 눈앞에 펼쳐진 숭고한 풍경을 볼 때 마음이 울리기도 하고 느닷없이 오래 전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릴 때 마음이 울림으로 가득차기도 한다. 울림이 가득차면 마음은 떨린다. 떨림으로 가슴이 뭉근해지기도 하고 감동으로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눈물을 흘리며 우는 일은 울림이 떨려 다시 우는 일이다. 이때 울림을 자극이라 말하고 떨림은 반응이라 말하기가 어렵다. 마음 속에서는 울림과 떨림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리가 아니면서 마음의 현을 울리는 이런 경우에도 우리는 마치 들리지 않는 소리가 울림과 떨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것이 ‘심금’이라는 단어의 출발이 되었을 지 모른다. 마음이란 악기를 울리는 소리는 귀가 듣는 소리일 수도 있고 마음이 듣는 소리일 수도 있다. 마음이 듣는 소리는 현대 음향학으로 파장과 진동을 확인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말을 하는 것도 역시 그러하여 부득이한
상황이 된 뒤에 말을 하는 것이다. 노래하는 것은
그리워함이 있어서이며, 우는 것은 슬픔이 있어서다.
무릇 입에서 나와 소리가 되는 것은 모두 그 마음에
평정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이란 마음 속에 맺혀 있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인데, 그때 잘 우는 것을 골라 그것을 빌려 운다.
쇠, 돌, 실, 대나무, 흙, 가죽, 나무
이 여덟 가지는 사물 중에 잘 우는 것들이다.
자연의 계절 변화도 또한 그러하여 잘 우는 것을
택하여 그것을 빌려 운다. 새는 봄을 울고, 천둥은
여름을 울며, 벌레는 가을을, 바람은 겨울을 운다.
사계절이 가고 오는 것은 분명 그 평정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유, <내가 우는 이유>. <한유문집>
위의 글은 김소연 시인의 책 <마음사전>에 실린 옛사람 한유의 것이다. 외부의 자극으로 마음이 우는 것과는 달리 내부의 자극을 울림을 통해 바깥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음악이란 마음 속에 맺혀 있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인데, 그때 잘 우는 것을 골라 그것을 빌려 운다. 쇠, 돌, 실, 대나무, 흙, 가죽, 나무 이 여덟 가지는 사물 중에 잘 우는 것들이다.’ 라는 문장에 그 뜻이 담겨 있다. 이때 마음을 움직이는 자극은 떨림이고 전달은 울림으로 행해진다. 들어가는 순서와 거꾸로 나온다.
어쩌면 마음도 소리처럼 울림과 떨림이라는 기제로 작용하는지 모른다.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 말고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는 표현도 자주 접할 수 있다. 당연히 이 소리는 주파수와 진동으로 이루어진 물리적인 소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들리고 울림과 떨림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소리라고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소리라는 건 우리가 알고 있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세계일지 모른다. 울림과 떨림이 있는 모든 것, 그곳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넘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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