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과 떨림으로 이루어진 세상 ‘들으면 아름답고 좋은 소리이고, 가만히 귀 기울여 들으면 구슬프거나 심란하기 짝이 없는 소리들은 실은 떨림으로부터 시작되며, 떨림으로 멀리멀리 번져간다.’ --김소연 소리는 울림으로 태어나고 떨림으로 전달된다. 잘 마른 쇠가죽으로 단단하게 메운 북을 손으로 두드리면 북은 운다. 탱탱한 가죽으로 울고 텅 빈 속으로 거듭 운다. 가죽과 북통이 차례로 우는 사이에 떨림이 있다. 가죽이 먼저 울고 그 울음이 떨림으로 전해져 북통이 운다. 더 크게 운다. 맞은편 객석에 앉은 나는 그 울림이 떨림에 담겨 귀에 닿을 때 울림으로 듣는다. 고수의 느린 손짓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 귀는 울고 마음은 이내 떨린다. 듣는다는 일을 결국 이렇게 울림이 떨림에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