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문학 월간지를 정기 구독 신청했다.
오래 전에 시문학을 구독했었고 최근에는 문학사상을 삼년 정도 구독을 해왔었는데 그 나마 중단한 지 한 이년 만인듯 하다.
이번에는 현대문학을 택해봤다. 종합 문학지로는 문학사상과 더불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잡지일텐데 그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하다 이번 정기 구독으로 앞으로 일년은 꼬박꼬박 읽게 된 셈이다.
문예지들의 경영난은 익히 알려져 있다. 문학 독자의 저변이 점차 얇아지고 또 인터넷을 통한 컨텐츠 접촉 기회가 더 많이 열리면서
굳이 문예지를 구독할 필요가 없어서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더 구독한다고 하면 또 다른 치기일까?
문학사상은 다분히 우파적, 상업적이라는 평판이 있다. 순수에서 거리를 두고 생존의 길을 간다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반해 현대문학은 아직도 순수의 가치가 남아 있는 잡지라고 하니 지켜야 할 가치도 더 크리라 생각해본다.
처음 받아 본 11월호는 다소 얇다.
연재소설 1편, 단편 2편, 시 10여편... 그리고 특집, 쟝르별 평론.. 등등으로 270여쪽 정도의 분량이다.
한달 동안 책상 위에 두고 찔끔찔끔 읽기에는 양이 좀 부족하다 싶다. 하긴 요 며칠새 벌써 반 정도를 읽어버렸다.
아마 첫 달이어서 그럴 것이다. 이전에 채 다 읽기도 전에 다음호가 배달되어 와서 독서의 적체를 경험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무엇보다 시를 씁네 하고 눈길조차 주지 못했던 소설들을 정기적으로 다시 접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
사실 월간지 구독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치열하게 변해가는 산문의 흐름, 그 중에서도 단편소설의 남다른 호흡들은
감성을 자극하는데 남다른 효과를 보장한다. 오늘 읽은 두편의 단편 중 이지영의 <그랑주떼>만 하더라도 1989년생(스물두살...
내 큰 딸보다 한 살이 적다).. 작가의 어린 년조에 비해 얼마나 치열한 글쓰기의 흔적이 남아았던지... 오랜 만에 느껴본 가슴 서늘함이었다.
또 하나의 기대가 있다면, 우리 딸들이 적어도 한 달에 한 권 순수 문예지를 통해 문학을 접하게 할 수 있으리란 기대이다.
문학사상 구독을 멈추었을 때 나보다도 아이들이 저으기 실망하던 모습이 기억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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