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3
詩 권혁웅
심야의 고속버스는 운구 행렬이다 나란히 누운 이들이 몽유(夢遊)의 도로 위를 둥둥 떠다닌다
벗어 둔 신발에 고인 추깃물이 넘쳐 바닥에 흐른다 그 위를 지나가는 조그만 호곡(號哭)들,
뒷머리를 한 입씩 베어 먹힌 이들이
0시 20분의 터미널을 걸어 나오고 있다
누군가 그대의 생각을 조금, 아주 조금
덜어 간 것이다
* 권혁웅 시집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민음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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