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바닥의 힘

취몽인 2017. 8. 22. 23:37

바닥의 힘

 

 

친구,

마지막 한 게임 판돈밖에 남지 않았을때

우리는 얼마나 용감한가

절반도 못되는 가능성에도

서슴없는 올인을 외치지 않았던가

필경 손 다 털고 뒷전으로 물러나기 십상이지만

시원하게 쏟은 호기로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았던가

바닥은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네

더 내려갈 수 없는 곳

그래서 그냥 그곳이 되던가

박차고 튀어 오르던가 할 수 밖에 없는 양단이라면

그래 지금 자네가 그 곳에 있다면

아무 것도 아닌 패라 비실비실 죽지 말고 외쳤음 좋겠네

엣다. 올인이다

하룻밤 승부를 한 손에 쥐고

냅다 한 판 놀아보는거지 뭐

죽는 건 그 때가서 생각하면 되고

내 말 뭔 말인지 알지

바닥이라고 꼭 드러누울 자리는 아닐세

한 판 걸지게 놀 자리이기도 하다네

그렇다고 깽판을 치라는 말은 아닐세

내 말 뭔 말인지 알지

 

20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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