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의 힘
친구,
마지막 한 게임 판돈밖에 남지 않았을때
우리는 얼마나 용감한가
절반도 못되는 가능성에도
서슴없는 올인을 외치지 않았던가
필경 손 다 털고 뒷전으로 물러나기 십상이지만
시원하게 쏟은 호기로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았던가
바닥은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네
더 내려갈 수 없는 곳
그래서 그냥 그곳이 되던가
박차고 튀어 오르던가 할 수 밖에 없는 양단이라면
그래 지금 자네가 그 곳에 있다면
아무 것도 아닌 패라 비실비실 죽지 말고 외쳤음 좋겠네
엣다. 올인이다
하룻밤 승부를 한 손에 쥐고
냅다 한 판 놀아보는거지 뭐
죽는 건 그 때가서 생각하면 되고
내 말 뭔 말인지 알지
바닥이라고 꼭 드러누울 자리는 아닐세
한 판 걸지게 놀 자리이기도 하다네
그렇다고 깽판을 치라는 말은 아닐세
내 말 뭔 말인지 알지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