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철 들기 전부터
늘 떠나는 꿈을 꾸었다
잠들기 전 내 이부자리는 땟목이었다
철 들어서는
객기로 떠나기도 했었다
주로 바다였고
낯 선 곳도 가끔 있었다
철이 녹슨 뒤부터는
다시 꿈을 꾸었다
무시로 모의를 했으나
쉬 떠나지는 못했다
어쩌다 떠나도 그저 운전수였다
글피쯤 또 떠날 궁리를 한다
변산 바다로 갈까
7번 국도로 갈까
또 주저 앉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차피
나는 떠나게 된다
곧 매일
길 위에서 살게 될테니까
오래된 꿈이
생계가 될테니까
201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