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
주간근무에서
야간근무로
넘어가는 휴무는 좋다
하루를 통째 쉬고
그 다음날 저녁 출근
하루 반이 고스란 하다
전 날 모처럼
친구들과 통음을 하고
느지막히 일어나
해장 라면도 먹고
머리도 자르고
낮잠을 자도
아직 하루가 남았다
몸살을 앓는 봄은
저혼자 바람 불고 야단인데
지난 가을 잎 떨군 수국은
여전히 기척도 없다
아무 할 일도 없는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시간들
버리지 못한 공부 조금
식어버린 시 몇 편 읽고
낯 선 동네 이름 몇 개 외워본다
낮 동안 끓인 미역국을
퇴근한 식구들과 함께 먹고
잠을 또 잘까
야간 근무 적응을 위해 참으까
쓰잘데 없는 궁리만 하는데
휴무는 저 혼자 흘러간다
18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