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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무

취몽인 2018. 4. 12. 21:45

휴무

 

 

주간근무에서

야간근무로

넘어가는 휴무는 좋다

하루를 통째 쉬고

그 다음날 저녁 출근

하루 반이 고스란 하다

 

전 날 모처럼

친구들과 통음을 하고

느지막히 일어나

해장 라면도 먹고

머리도 자르고

낮잠을 자도

아직 하루가 남았다

 

몸살을 앓는 봄은

저혼자 바람 불고 야단인데

지난 가을 잎 떨군 수국은

여전히 기척도 없다

아무 할 일도 없는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시간들

 

버리지 못한 공부 조금

식어버린 시 몇 편 읽고

낯 선 동네 이름 몇 개 외워본다

낮 동안 끓인 미역국을

퇴근한 식구들과 함께 먹고

잠을 또 잘까

야간 근무 적응을 위해 참으까

쓰잘데 없는 궁리만 하는데

휴무는 저 혼자 흘러간다

 

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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