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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취몽인 2018. 3. 12. 12:39

여행

 

 

철 들기 전부터

늘 떠나는 꿈을 꾸었다

잠들기 전 내 이부자리는 땟목이었다

철 들어서는

객기로 떠나기도 했었다

주로 바다였고

낯 선 곳도 가끔 있었다

철이 녹슨 뒤부터는

다시 꿈을 꾸었다

무시로 모의를 했으나

쉬 떠나지는 못했다

어쩌다 떠나도 그저 운전수였다

글피쯤 또 떠날 궁리를 한다

변산 바다로 갈까

7번 국도로 갈까

또 주저 앉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차피

나는 떠나게 된다

곧 매일

길 위에서 살게 될테니까

오래된 꿈이

생계가 될테니까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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