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집 한 권에 9천원인데
7년 전에 나왔던 시집이 1만6천원.
알리딘 중고서점에서 7천6백원.
무슨 배짱이지?
오규원이라서?
어쨌든 시인의 전집을 압축 요약해놓아
짧은 시간에 그의 시가 변해 온 모습을 보기에 좋다.
1973년 이래
끊임없이 진화 발전해 온 노시인의 발걸음들이
시절에 따라 다른 그림자를 낳았다.
시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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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와 오후
붉고 연하게 잘 익은 감 셋
먼저 접시 위에 무사히 놓이고
그다음 둥근 접시가
테이블 위에 온전하게 놓이고
그러나 접시 위의
잘 익은 감과 감 사이에는
어느새 '사이'가 놓이고
감 곁에서 말랑말랑해지는
시월 오후는
접시에 담기지 않고
밖에 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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