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작 2_ 7편 161019
임진강 북향 길 내달려도 못 가는 곳이 있어 달리는 걸음마다 뒷목을 잡아챈다 도처에 속도 붙드는 저 역설의 자유로 촘촘한 철조망 뒤 멈춘 듯 흐르는 듯 깊은 속 못 내비쳐 멍든 듯 시퍼렇다 긴 수직 빛을 쏟으며 달려가는 강이여 바람벽 격자 사이 가을 볕 분주한 곳 나락은 여기저기 저 혼자 익어가네 개성과 강화 사이엔 적막만이 흐르고 옛날은 어디 갔나 그림자 낚는 어부들 숨겨진 총부리들 물결 따라 흐르는데 저 강도 가슴이 아려 썩어가는 물결들 허리춤 매달아 온 눈물 몇 점 흘리다가 눈가로 깊이 새긴 그리움 훔쳐내고 휘돌며 고개 돌린 강 피 흘리는 임진강 능소화 자유로 가로등에 곱게 늙은 아줌마들 제각기 고개 숙여 웃는지 우는 건지 바람이 코를 스치자 부끄러움 후드득 달력 시간을 잔뜩 입고 둥글게 말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