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몽당연필 별 깊은 하늘 보면 유난히 더 짧다 싶지 느닷 없는 시작과 어쩔 수 없는 끝이라니 한 손에 잡히지 않는 몽당 인생 그 길이 190119 詩舍廊/時調 2019.06.21
목련 목련 바싹 마른 가슴으로 하얀 소식 전합니다 겨우겨우 기운차린 마른 가지 끝입니다 아직은 마음이 시려 비스듬히 눈 뜹니다 저너머 긴 울타리엔 노란 나리 난리인데 담벼락 기대고 서서 잠깐 웃다 또 웁니다 글쎄요 눈 부신 날이 꼭 길 필요 있나요 190405 詩舍廊/時調 2019.04.05
아버지의 바다 190108 아버지의 바다 낙동강 닿는 바다에 가서 아버지 하고 부르면 저 깊은 곳 부르르 털며 파도로 솟아 오를 것 같다 천년의 사연들 차곡 쌓인 바닥 박차고 詩舍廊/時調 2019.01.08
월악, 별 하나 월악, 별 하나 산이 겹겹 삶이 겹겹 하루가 깊게 지는 곳 날 선 달 밑 서슬 푸르게 눈 밝은 별 빛 저 놈 꼿꼿한 꼭대기 마다 하얀 파수 심누나 산첩마다 어둠 쌓여 달빛 그예 비켜서도 뒷짐지고 노려보다 시퍼런 눈 겨우 감는 하 저 별 저 깊은 칼날 빈 가슴을 또 긋네 20180818 詩舍廊/時調 2018.08.18
손님 손님 하루종일 누군가 창문을 두드린다 얼굴도 손발도 모두 지워진 모습으로 투두둑 튀겨나가는 그리움만 남기며 창문 밖 먼 산 능선엔 오랜 이들의 그림자 윤곽없는 표정들이 희미하게 서성인다 차례가 닿는 때이면 내 창가에 이르려 갑자기 쏟아지는 어떤 이들의 발걸음 서둘.. 詩舍廊/時調 2018.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