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사랑하는 사람들

임홍산

취몽인 2007. 6. 26. 15:27

 

 

 

 

 

 

 

 

 

 

 

임홍산 

 

                                            2007. 5. 31

 

가을 산을 아십니까?

혹시

때 늦은 비라도 내리고 난 후

붉게 젖은 가을 산을 아십니까?

 

내가 아는

어떤 가을 산은

쉬 붉은 땀을 닦지 못합니다.

바람이 많이 불었고

어느 날은

때 아닌 눈보라 매웠던 적도 있었지만

선뜻

겨울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은

가을 산

 

세월이 산등성이를 휘돌아

이마 옆

불끈 힘줄이 서늘해져도

겨울이 묻어 오는 비의 부름에

못이기는 척

기꺼이 일어서는 가을 산

 

젖은 몸짓으로

내일은 다시 열릴 것이고

붉은 가을 산 또한

겨울을 마주보며

붉은 이마 훔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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