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사랑하는 사람들

이종수

취몽인 2007. 6. 26. 22:31

 

이 종수

 

                               2004. 6. 2

 

지금은

흑석동 골목 허리춤에

문방구를 하고 있는

내 친구

 

일년에

한 두 번 볼까 말까 한

깡마르고

시끄러운 입성의

내 친구

 

20년 전

동성로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2층 다방에서

술 값도 없고

할 말도 없어

두어 시간 멀뚱히

서로 바라 보고만 있었던

내 친구

 

암 말 않아도

새벽 저수지 물 안개

그 느긋한 편안함으로 함께 했던

내 친구는

 

지금도

흑석동

산동네 골목 허리춤에서

멀뚱히

물 안개 세상을 바라보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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