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리 나쁜 소리 귀는 열린 대문이다. 늘 열려 있는 귀로 우리는 하루 종일 수많은 소리를 듣는다. 지금 내 귀에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음악이 조용하게 들리고 동시에 열어 둔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달리는 버스 소리가 들린다. 음악은 듣기 좋고 자동차 소음은 거북스럽다. 그렇지만 내 귀는 음악소리만 골라서 듣지 못한다. 버스 달리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일어서서 창문을 닫아야만 한다. 왜 음악 소리는 듣기 좋고 버스 소음은 듣기 싫은 것일까? 좋은 소리와 나쁜 소리의 기준은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김소연 시인은 우리 마음에 두 개의 귀가 있다고 한다. ‘듣는 귀와 거부하는 귀. 이 두 개의 귀로 겨우 소음을 견디고 살아간다. 지구가 돌아가는 광폭한 소음은 듣지 못하면서 한밤중 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