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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보청기 - 지난해 난청진료 환자 2019년比 12% 증가, 마스크 때문에 소리를 더 잘 못듣게 되었습니다.

일상화된 마스크, 난청인들은 소리를 더 듣지 못하게 됩니다. 간밤에 비가 잠깐 내렸지만 아직도 대지는 많이 목마르다는 소식입니다. 농촌에서는 한창 모내기 철이라는데 걱정입니다. 어디 목마른 일상이 농사짓는 분들만의 일이겠습니까? 세상살이가 온통 목마르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듭니다.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산 지가 어느덧 2년반에 가깝습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이제는 그것도 익숙해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여름이면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저 같은 사람은 특히 마스크를 쓰는 일이 곤욕입니다. 그런 저보다 더 곤혹스러운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난청을 겪는 분들입니다. 난청으로 소리를 잘 못 듣는 분들은 대화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고 소리를 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있으니 더..

나는 왜 왼쪽에서 비롯되었는가?

나는 왜 왼쪽에서 비롯되었는가? 변변치 않은 시집을 한 권 내고 나니 여기저기서 묻는 사람들이 좀 있다. 왜 시집 제목이 ‘나는 왼쪽에서 비롯되었다’ 인가? 모름지기 시집 제목이란 시집 전체 또는 시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일 거라고 짐작하는데 이 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제일 클 것이다. 스스로 좌빨아라는 고백인가? 하는 의심이 제일 클 것이다. 보수 꼴통의 도시 내 고향 친구들의 경우는 거의 그렇게 단정하고 있는 것 같다. ^^ 그 생각이 아주 틀리지는 않다. 내 정치성향은 온건 진보이니 왼쪽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시집 제목은 위의 정체성 대변이외에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으면 좋다. 평생 광고쟁이로 살아온 내가 그걸 모르겠는가? 그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할 수 있으려..

안양보청기 - 난청, 이명, 보청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난청, 이명, 보청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 ​ 아직 봄꽃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불쑥 여름이 온 것 같습니다. 어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땀이 제법 흐르더군요.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도 이젠 막바지이니 그럴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요즘 거리는 온통 선거 현수막의 물결과 확성기 소리로 요란합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관심보다는 염증이 듭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책임지지 못할 소리를 마구 내뱉는 것처럼 들려 짜증스럽기까지 합니다. 정치,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 같으면서도 나와는 너무 먼 신기루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더 나쁜 세상에서 살게 될 수도 ..

불구경

. 불구경 그 시절 서문시장에는 불이 잦았다. 누군가 큰장에 불났다 외치면 조무래기들은 득달같이 두류산에 올랐다. 언덕배기에 서서 바라본 북쪽은 취객처럼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난리가 났을 것이다. 물을 퍼나르고 포목을 꺼집어 내 아래로 던지고 목숨을 건지려는 안간힘들이 불길 속에서 함께 타오르고 있을 것이다. 무료한 조무래기들에게 큰장의 큰불은 혁명의 행진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산 아래 어른들은 리어카를 끌고 달렸다. 불난리에서 건져진 경황 없는 남의 재산들 아수라를 틈타 실어올 요량으로 불길에 달려드는 부나방처럼 허겁지겁 달렸다. 모든 혁명에는 피의 부스러기를 얻어 먹으러 달리는 이들이 있음을 한참 뒤에 알았다. 220524

모태신앙

. 모태신앙 어머니 살아계신 동안은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의 하나님을 위해 어머니의 하나님을 믿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하나님에게로 돌아갔고 어머니의 하나님도 갔다. 엉거주춤한 나를 남겨놓고 어머니도 하나님도 돌아간 교회 목사님은 하나님 이야기 몇 번에 교회 이야기를 수십번 했다. 하나님이 돌아가셨으니 예수는 못박혀 돌아가지 못하고 기도들 끝에 매달려 돌아간 하나님께 아멘을 전달한다. 집요한 사랑의 이름으로 교인들이 교회에 오지 못해도 헌금은 줄지 않았다 한다. 십일조와 감사헌금은 태연했다 하나님이 떠났어도 교회는 남아 있으니 하나님이 떠났으니 목사님이 하나님보다 교회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못박힌 예수를 인질로 잡고 있는 한 부자는 나사로를 전령으로 보내는 일에 실패했다. 하나님이 여..

안양보청기 - 청각장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피할 수 있습니다.

청각장애, 주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 주변을 돌아보면 장애를 가져 불편한 분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인데 원인을 살펴보면 후천적 장애가 89~90%이며, 질병이 56%, 사고가 33%이고 나머지 기타 이유가 또 있다는 군요. ​ 청각장애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안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후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가지게 됩니다. 난청이 찾아오고, 초기에 관리를 잘 하지 못해 청각장애에 이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청각장애는 초기에 발견해서 잘 관리하면 장애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보청기센터를 운영하는 제 입장에서 보면 그런 사례를 많이 접하기에 더욱 안타까..

행성표류기 재덕에게

행성표류기 재덕에게 그는 아직도 시를 읽는다. 주말이면 차를 타고 나가 누구나 즐긴다는 혓바닥 훈련도 하지 않고 책상에 앉자 노안이 기웃거리는 눈을 비비며 말들이 키 재기하는 종이를 뒤적이며 생각의 골목길 어스렁거리듯 뒷짐 지고 산책을 한다. 누구는 배를 타고 물 속에 자신을 넘고 미늘같은 생각으로 한 생을 건져 올렸다 자신의 풍문을 얇게 떠 숨긴다는데 가는 귀를 먹은 세상이 무서워 보청기를 파는 그는 아직도 말들의 사원에 나가 풍경에 걸리는 이야기 듣기 위해 시를 읽는다. 귀에 들리지 않는 생들이 어디서 헤맥고 있는지 궁금함이 무서워 가끔 산책 나갔던 그림자가 아직 발밑에 붙어 있는지 책 표지 아래 점자처럼 숨어 있는 마른 손가락으로 갈비뼈를 문지르며 무덤처럼 조용한 단어들 공동묘지를 돌아 까마득한 우..

안양보청기, 영업사원에게 속아서 싸구려 보청기 구매하지 마세요.

보청기, 영업사원에게 속아서 구매하지 마세요. ​ 주말을 앞둔 금요일입니다. 오늘은 여러모로 컨디션이 좋지 않습니다. 이틀 전 운동을 하면서 무리한 탓인지 엉덩이와 왼발에 통증이 생겨 오늘 아침 퍼스널트레이닝도 취소하고 얌전히 사무실에 앉아 있습니다. 몸이 조금 아프면 다른 일에도 집중이 어렵습니다. 책상 위에 두고 조금씩 읽고 있는 좋아하는 시집의 시들도 마음에 와 닿지 않아 읽다 말았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조신하게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거의 이 년 만에 서울 사는 고등학교 동기들 모임이 있는데 제가 총무를 맡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참석은 해야 하는데 살짝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을 보면 컨디션도 좋아지려니 혼자 생각합니다. ​ ​ 어제 오후에는 몇 달 전에 보청기 수리 때문에..

비우고 가야한다

. 비우고 가야한다 딱 죽을 힘만 남았을 때 그는 똥 싸러 일어났다. 그러나 한 번 더 넘어진 뒤 다시 침대로 올라가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 앉아 생각했다. 이건 어쨌던 비워야 한다. 한 팔은 바닥을 다른 팔은 침대 모서리를 짚고 일어서려 했지만 죽음은 그를 잡아당겼다. 털썩 다시 주저 앉은 것은 그의 굳은 몸뚱이만은 아니었다. 털썩, 열린 괄약근 사이로 쏟아진 똥. 그는 똥바닥에 주저 앉았다. 어쨌던 쌌다. 왜 비우고 가야한다 생각했는 지는 미끈거리는 악취와 함께 사라지고 그는 눈을 감았다. 긴 잠이 시작되었다. 아들이 와서 바닥을, 엉덩이를 누렇게 닦아내는 동안에도 그는 깨지 않았다. 자면서 새 옷을 입고 그는 반나절 뒤 갔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하면서. 220514

詩舍廊/식구 202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