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123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이게 다 당신 때문이라는 책망처럼 그깟 자존심 따위라는 지청구처럼 서러움 어쩔 수 없는 막막한 날이 있다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어서 입 굳게 다물고 지내는 오전이 있다 누군가 온다 했지만 돌아서는 오후도 있다 잘못했다는 말처럼 그만 하자는 뒷모습처럼 뒷목 결리고 눈가 떨리는 속수무책 저녁도 있다 눈 감고 마음 지우는 서러운 날이 있다 -20211207 개작

詩舍廊/時調 202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