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 신년회 쉬는 날 오후 송년회 못한 옛 회사 동료들 신년회 한다는 곳으로 간다 털털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한창 때 앞마당 같았던 신사에 닿는다 여남은 명 모일 것이다 대부분은 본 지 몇 년씩은 된 모두 한 시절 엄청난 술을 같이 마셨던 사람들 오늘 나는 조신해야 한다 내일 아..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20.01.09
새장과 베흘림기둥 계획을 세우고 그걸 하겠다 애쓰는 짓은 그만하는게 좋을 것 같다. 새장 좁은 창살속에 살지말고 무량수전 베흘림기둥 사이에서 살자 하면 좋을 일을 널어놓고 되는 일만 하자 목표는 무슨. 설렁설렁 살자 200106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20.01.06
아이들링 토요일 이른 아침 차가 안막히는 날이니 늦게 가도 되지만 눈 뜨자 씻고 나섰다 서늘한 안양천변을 달려 직원을 태우기로 한 발산에 도착하니 40분이나 이르다 차를 세우고 라디오의 볼륨을 좀 더 높이고 어제 읽다 접어둔 책을 읽는다 이런 시간이 좋다 드문드문 곁으로 지나가는..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20.01.04
산책 올해 소소한 목표중 하나. 점심 먹고 마을 한바퀴 산책하기. 프로방스마을 전체가 칠천 평 정도 되니 천천히 둘레 한 바퀴 도는 거리가 만만찮다. 농원쪽에는 지난 해 배추농사 잔해가 아직 널부러져 있고 그 주변을 마른 풀 마른 나무들이 지켜보고 섰다. 먹먹한 바람 몇 줄기 뺨..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20.01.03
세차를 기다리며 세차를 기다리며 해 가기 전에 회색 칠갑이 된 검은 차 세수 한번 시켜주려고 며칠 전부터 마음 먹었다.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한지 세차장마다 허리춤에 수건 꿴 차들이 줄을 섰다. 금촌까지 나왔으니 다시 훗날을 기약하고 돌아가기는 억울해서 꽁무니에 줄을 세워두고 근처 카페..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9.12.27
저무는 달 또 한 해 저문다. 밤을 새우며 택시 몰던 5개월, 느닷없이 다시 오게된 파주 7개월. 모두 길 위의 시간들이었다. 어딘가를 향하고 있으면서도 늘 어디로 가게 될까? 계속 갈 수 있을까? 길 너머를 두려워했던 시간들. 언제나 돌부리는 마음 속에 있었고 넘어져 피흘리는 건 아내의 몫..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9.12.23
두 달 두 달의 비명 종이신문을 안본지는 5 년쯤. TV를 안본지도 2 년쯤. 30년 동안 광고바닥 밥을 먹고사느라 이들 메인 미디어에 광고 싣고 대행수수료 받아 먹는 인생이었는데 이렇게 절연하고 살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광고밥줄은 끝났고 이들 안봐도 전혀 아쉽지 않은 세상이 됐..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9.12.12
無力 191210 오늘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날 창 밖엔 눈 먼 안개들 목메이게 흐르는 강 자꾸만 안으로 스며 눈자위가 녹스는 날 툭 털고 책 한 권 챙겨 바다로 가고싶은데 아직은 버텨야 할 생계가 땡땡한 오후 뱃속엔 먼지 낀 시간만 차곡차곡 쌓이고 뭔가를 써야한다 재촉하는 이 누군가 ..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9.12.10
앨범 헛다리 4주 꽉 채우고 어머니가 퇴원하셨다. 아직 앉고 서기가 불편하셔서 팔십 평생의 이부자리를 걷고 침대를 들이기로 했다. 동생이 혼자 오래된 가구를 버리고 위치를 옮겨 놓았다. 버리기로 결정한 장식장 한 켠에 꽂혀있던 낡은 앨범 한 권을 내 집으로 가져왔다. 나와 가족..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9.11.14
진심 그리고 사랑 진심 그리고 사랑 마음이 무거운 월요일 아침이다. 함께 한 짧은 출근 길에 나는 또 당신에게 진심을 의심 받았다. 오래된 당신의 불만이기도 하고 충분히 의심 받을 수 있는 태도를 내가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당신 말처럼 나는 늘 내 속에 빠져 있고 무엇보다 당신이 원하..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19.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