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을 깨자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짓은 그만두게 해주십시오.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지는 못할 망정 쉴 새없이 거들먹 거리는 나를 용서하소서. 부디 무릎 꿇고 나 자신에게 조차 부끄러운 행동을 멈추게 도와 주소서. 주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혼자만의 골방^^/신앙 에세이 2007.11.22
첫눈 오던 날 첫 눈 오던 날 2010. 10. 31 손바닥만한 접시에 죽은 바다와 소주를 주문해 놓고 첫 눈을 기다렸습니다. 비수 같은 학꽁치 연변 아지매 무딘 칼질에 손가락처럼 토막 나 누웠고 친구는 독한 소주를 찾았습니다 바다의 주검으로 바다를 마셔 오래된 가난이 취해가도 기다리던 첫 눈은 쉬 오지 .. 詩舍廊/~2021습작 2007.11.21
훈계 훈계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지식을 사랑하지만 책망 받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짐승같이 우둔하다. --- 잠언 12:1 --- 나를 바르게 세우는 말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나의 교만을 쓰러뜨리고 오직 겸손만이 서게 하소서. 주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혼자만의 골방^^/신앙 에세이 2007.11.21
[스크랩] 귀촉도(歸蜀途) 귀촉도(歸蜀途) /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銀粧刀)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
[스크랩] 바위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
[스크랩] 신 록 / 서정주 신 록 / 서정주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
[스크랩]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지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
[스크랩] 나의 가난은 나의 가난은 /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
[스크랩] 갈대 섰던 풍경 갈대 섰던 풍경 / 김춘수 이 한밤에 푸른 달빛을 이고 어찌하여 저 들판이 저리도 울고 있는가 낮 동안 그렇게도 쏘대던 바람이 어찌하여 저 들판에 와서는 또 저렇게도 슬피 우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다. 바다보다 고요하던 저 들판이 어찌하여 이 한밤에 서러운 짐승처럼 울고 있는가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
[스크랩] 그리움 / 유치환 그리움 /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도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이야기舍廊/좋은 詩 모음 200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