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498

그리고

그리고 불현듯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아주 오래 전 그리고 다시 그리지 않은 모르는 포구와 기운 배 한 척 그리고 색칠은 하지 않았다 희미한 바다도 먼 섬 하나도 한 때 그리고 있으면 시간이 멈추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생각도 아직은 멈추지 않아 그리고 멈췄다 멀지 않아 멈추고 싶을 때 그리며 멈추면 될 일이다 그리고 반드시 색을 다 칠해야 그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좀 전에 난 멈췄었는 지도 모른다 20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