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 2210

재경대고 동기회 이야기

재경대고21회 동기회 이야기 1. 1985년 겨울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일 년 쯤 됐는데 당시에 보험회사에 다니던 양의구란 친구의 전화가 왔습니다. 학교 다닐 때 한번도 본적 없었던 친구였습니다. 용무는 서울 사는 대고 21회 동기들 모임을 하니 참석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소는 서소문 중앙일보 뒷편 김치찌개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여섯명이 모였나 오래 돼서 기억이 희미합니다. 당시 서소문에 회사가 있었던 저와 중앙일보에 다니던 김시걸, 그리고 양의구, 또 몇몇이 있었는데 생각이 나질 않네요. 그렇게 재경21회 모임이 처음 시작됐습니다. 벌써 37년전 이야기입니다. 모임을 처음 주도했던 의구는 이제 이세상 사람이 아니고 우리도 모두 환갑 나이가 됐습니다. 어..

잊지말아야 할 것들

환갑이다. 60년을 살았다.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턱없이 짧을 것이다. 얼추 따져보면 길게 살면 20년, 하지만 앞으로 10년 내에 죽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가 됐다. 10년, 3,650일. 지금처럼 하루하루가 속절없이 지나가는 속도를 생각하면 금방 다 까먹을 수 있는 숫자다. 아껴서 잘 써야할 숫자이기도 하다. 지극히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면 꿈 같다. 상투적이라는 말은 결국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공히 느낀 사실이라는 뜻도 된다. 모두들 꿈 같은 세월을 살다 뒤돌아보고 뒷걸음으로 걷다 뚝 떨어져 이 생을 마친다. 꿈은 그렇게 툭 깨거나 아연 끝나는 법이다. 타고난 유약함과 게으름으로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란 건 해보지 못했다. 늘 누군가가 ..

역사.

. #역사 고백하건데 나는 역사에 대한 지식이 습자지처럼 얇다. 중고등학교 국사, 세계사 시험 공부에서 몇 걸음도 더 나가지 못했다. 그간 읽은 역사 관련 책들도 주로 개요나 특정 주제에 한정된 것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런저런 책들을 읽으며 세계사의 시간들이 머리 속에서 엉키는 경험을 여러번 했다. 프랑스대혁명의 시기에 중국은 뭘 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는? 뭐 이런 식의 뒤죽박죽으로 세계는 따로 놀았다.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와 김홍중의 '마음의 사회학'을 년말 년초에 걸쳐 같이 읽으며 인류 문명사에 프랑스대혁명이 끼친 영향을 새삼 느낀다. 며칠째 몸이 좋지않아 쉬는 날인 목요일 오전에 모처럼 늦잠을 자고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한다. 마지막 4권은 자연주의, 인상주의, 영화의 시대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