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 낭패 쉬 잠들지 못해 오래 애 먹다 깜빡 잠들었는데 아, 드디어 잠들었구나 빌어먹을 깨달으며 깨는 일이라니 졸업은 해야 한다 두려움 시험은 내일이다 두려움 고개를 젓다 눈을 뜬다 또 그 꿈 졸업한 지 삼 십 삼 년인데 처음엔 첫 눈 오는 날 시계탐 두번째는 토요일 두 시 태극당 일방.. 詩舍廊/~2021습작 2018.01.02
풍경 반 평 풍경 반 평 담배 한 모금 밀어 넣으면 어제는 마지 못해 밀려납니다 발 아래는 물빛 눈 앞은 흙빛 반짝이는 타일들이 만사를 밀어냅니다 할 일 없는 손을 빌어 하릴 없는 눈속으로 늙은 시 몇 편 더듬더듬 밀려듭니다 담배는 다 타고 다소 미진한 어제는 뒤를 훔치고 물을 내리면 물러납니.. 詩舍廊/~2021습작 2018.01.01
4년 전 4년 전 그랬지. 그 땐 정말 아무 것도 할수가 없어 보험쟁이를 했었지. 남한테 아쉬운 소리 못하는 내가 보험을, 나도 불신하는 보험을 팔아 밥벌이를 했었지. 망설임. 거절. 초조. 좌절.. 뭐 그런 것들이 늘 함께 했었지. 그래도 그때 그 바닥을 쓸쓸히 기며 이런 생각을 했었지. 뭐.. 詩舍廊/~2021습작 2017.12.06
병렬(騈列) 병렬(騈列) 오 년 터울로 한 가랭이에서 나와 오십 년을 나란히 무너졌다 너는 키가 컸고 나는 다리가 약했다 닮지 않은 시간은 제각기 닳았다 비석에 새겨진 나란한 이름 허억 꺼억 웃음 소리 꼭 나같은 너 2013. 9. 2 초고 / 2017.11.8 수정 詩舍廊/~2021습작 2017.11.08
풍경 풍경 가을이 뭉근한 저녁 된장찌개 얼큰하게 끓여놓고 친구와 친인이 만나 한잔 중이란 소식을 쪽지로 듣고 안동 사는 대구 친구, 구미 사는 안동 친구가 보내온 안부도 페북으로 본다 나는 여기서 퇴근하고 있을 아내를 기다리는데 가을이 쏟아지는 여러 거리에서 사랑하는 사람.. 詩舍廊/~2021습작 2017.11.07
번역 번역 전체적인 지팡이 향수 영역을 닫고 우표는 모두 빠른 손을 주문했습니다 향수 영역은 우표를 닫았습니다 꽃다발의 냄새를 유혹하여 드래곤의 라벤더는 드로라인의 모든 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멸의 냄새는 12h에서 매우 효과적인 물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염이 감염되.. 詩舍廊/~2021습작 2017.10.26
구반포 구반포 버스를 타고 반포를 지난다 창가로 우리 딸들 다녔던 몇군데 수학 학원들 아내는 수소문과 발품을 빈한했던 나는 빚을 부었던 딸들은 수학 점수 덕에 대학을 졸업했고 아내는 퇴행성 관절염을 나는 퉁퉁 불은 이자를 안았다 그리 용써도 신반포는 근처도 못갔다 20171016 詩舍廊/~2021습작 2017.10.16
사과 사과 친구여 그대 말을 따라 내키지 않는 사과를 했다네 텁텁한 변명을 진정인 척에 담아 길게 사과를 하는 일이라니 대꾸는 없네 기대도 않았지만 적잖이 괘씸하네 사과를 했는데 묵은 화 하나는 뱉은 것 같네 나머지는 그 자의 몫 사과를 했으니 이 저녁 내가 던진 회피는 어디쯤 떨어.. 詩舍廊/~2021습작 2017.09.25
구두 구두 아버지 새벽에 떠나고 몸 마저 언덕이 된 날 돌아온 집엔 발자국만 가득하다 문간에 당신 손으로 꿰고 나갔다 어머니 손에 들려와 돌아 앉은 무게 아버지 20130930 초고 / 20170921 수정 詩舍廊/~2021습작 2017.09.21
바닥의 힘 바닥의 힘 친구, 마지막 한 게임 판돈밖에 남지 않았을때 우리는 얼마나 용감한가 절반도 못되는 가능성에도 서슴없는 올인을 외치지 않았던가 필경 손 다 털고 뒷전으로 물러나기 십상이지만 시원하게 쏟은 호기로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았던가 바닥은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네 .. 詩舍廊/~2021습작 2017.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