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123

이현동행 二賢同行

이현동행 二賢同行 이보시게 한헌당 벗이 없어 허하셨나 종성에서 넋이 되어 고향 땅에 묻혔는데 그대와 동행하라고 누운 사람 일으키네 무오년 모진 바람 채 씻지도 못했는데 갑자년 한설 한바탕 상처가 또 찢겼네 기왕에 일어선 인연 어깨 걸고 가보세 점필재 앞서신 길 뒤 따라 가는 걸음 동문수학 그대와 나 함께 갈 길 아니겠나 점점이 찍힌 발자국 꽃이 되어 피리니 세월은 바다에 닿고 역사는 하늘에 닿아 후학들 우릴 받들어 오현 五賢이라 제향해도 솔송주 한잔 받게나 난 이붕 二朋이 더 좋다네 2020 일두시조문학상 응모

詩舍廊/時調 2020.09.21

감자전

감자전 무료한 휴일 오후 창밖에 비는 오고 상 차려 밥 먹기는 장마비에 민망해 감자전 두 장 부쳐서 곁사람과 막걸리 두어 순배 나누고서 정수리가 맴을 돌쯤 불쑥 나타난 삼십 년 전 섭섭했던 시어머니 강판에 감자 갈듯이 바득바득 지청구 시어미는 구순 눈앞 며느리는 예순 눈앞 앞서 가면 인사하고 돌아서면 제 차롄데 감자눈 그 골은 깊어 매운 맛이 안빠지네

詩舍廊/時調 2020.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