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황 못 살겠습니다. (실은 이만하면 잘 살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원한다면, 죽여주십시오. 생각해보면,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같습니다. 그게 내 죄이며 내 업입니다. 그 죄와 그 업 때문에 지금 살아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잘 살아 있습니다. ------------------------------ 무거운 죽음 하나를 떠나보내고 읽는 최승자는 유난히 가깝게 느껴진다. 늘 삶 너머의 죽음 속을 헤매고 다니는 시인. 삶이 죽음에 덮여있다 생각할 때 주변에 닥치는 죽음은 오히려 가벼울 것이다. 아직 책을 읽을 수 없다. 쉽게 헤어지리라 여겼던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평생은 단 며칠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한참 걸릴 것 같다. 그게 마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