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 2210

황금가지 /J.G.프레이저

생일 선물로 큰 딸이 선물한 책.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1, 2권. 지갑은 얇아도 책 사는 일에는 비교적 용기를 내는 편인데 이 책은 쉽사리 사질 못했다. 년 전에 생일 선물 위시리스트 이야기를 하다 슬쩍 말한 적이 있었는데 2년이 지나 선물한 것. 옥스포드판 12권은 도저히 힘들고, 맥밀런판 두 권이면 적당한듯. 그래도 두 권 합쳐 1,500쪽 정도 되는 두께이니 한참 공력을 들여야 다 읽을 수 있을듯. ^^ 딸, 고마워.

제발 조용히 좀 해요/레이먼드 카버

. . 체홉을 이은 작가. 하루키, 이영하 등이 길을 찾은 소설가. 인식에서 출발한, 인문적 객관주의를 담은 '플룻 없는' 정서적 환기의 예술, 단편소설을 카버는 썼다. 체홉의 '미니멀 픽션' 소설 형식 1. 정치 -경제 -사회적 요소를 언어로 토로하지 말 것 2. 철저히 객관적일 것 3. 인물과 사물에 대한 묘사를 진실하게 할 것 4. 철저하게 간결할 것 5. 따뜻한 마음을 지닐 것 픽션이 없는 소설, 거창하거나 집요하게 말하지 않는 소설, 한 일상을 건조하게 바라보고 묘사하여 독자의 마음 속에 느낌과 인상을 남기는 소설. 대부분 쓸쓸하고, 삶의, 현재의 나 또는 우리를 부조리하게 느끼게 만드는 소설.. 레이먼드 커버의 소설..

알코올 / 기욤 아폴리네르

. . 가을 안개 속으로 멀어진다 안짱다리 농부와 암소 한마리 느릿느릿 가을 안개 속에 가난하고 누추한 동네들 숨어 있다 저만치 멀어지며 농부는 흥얼거린다 깨어진 반지 찢어진 가슴을 말하는 사랑과 변심의 노래 하나를 아 가을 가을은 여름을 죽였다 안개 속으로 회색 실루엣 두 개 멀어진다 -----------------------------------------------

폭력이란 무엇인가 / 슬라보예 지젝

. 한 번 읽어봐야지 별르던 지젝을 내가 천착하는 주제인 '폭력'으로 처음 만나게 돼서 반갑다. 선한 자에 대한 심문 . . 앞으로 나오라, 우리는 그대가 좋은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대는 매수되지 않지만, 집을 내리치는 번개 또한 매수되지 않는다. 그대는 그대가 했던 말을 지켰다. 그러나 어떤 말을 했는가? 그대는 정직하고, 자기 의견을 말한다. 어떤 의견인가? 그대는 용감하다. 누구에게 대항하는 용기인가? 그대는 현명하다. 누구를 위한 현명함인가? 그대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돌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대는 누구의 이익을 돌보는가? 그대는 좋은 친구이다. 그대는 좋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친구인가? 이제 우리의 말을 들으라, 우리는 그대가 우리의 적임을 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이제 그대를 벽앞에 세우리..

쓸쓸해서 머나먼 /최승자

. .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 오랫동안 내 詩밭은 황폐했었다 너무 짙은 어둠, 너무 굳어버린 어둠 이젠 좀 느리고 하늘거리는 포오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그러나 이사 갈 집이 어떤 집일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 너무 시장 거리도 아니고 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 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 이사 가고 싶다 ----------------------------------- 1952년생 돼지띠 시인 3인 중 한 사람. 최승자. 고통의 언어로 가슴을 학대하던 詩의 시절을 지나 무심하게 시간의 하늘을 나는 작은 구름의 시절로 떠있는 시집이란 느낌이 들었다. 시집에는 시간과 세월과 잿빛이 도처에 흐른다. 시인은 그 초시간의 앞자락과..

엔트로피 / 제레미 러프킨

엔트로피 /제레미 러프킨 1980년에 펴낸 책을 40년이 지난 2020년에 읽는 일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제레미 러프킨이 40년 전에 한 주장에서 인류는 반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당황스러웠다.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의 주장을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른 엔트로피 증가라는 시각으로 인간 역사의 모든 부분을 망라하면서도 일관성을 잃지 않는 논리로 경고를 던지는 러프킨의 통찰이 탁월하다. 가장 최근에 읽은 김종철의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역시 직접이건 간접이건 이 논리에 그 바탕이 닿아있다. 결국 인류는 쓰레기만 쏟아놓는 폭주열차를 멈추어야만 한다 라는 경고. 부정할 수 없지만 수용하지도 못하는 자본과 권력의 시스템을 쳐다보고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