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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보청기, 귀, 안으로의 무한

화사한 봄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데 아직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네요. 2년 넘은 세월의 관성인가 싶기고 하고 아직도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쉬 사라지지 않은 탓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과감히(?) 마스크를 벗고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축복 같은 봄날의 공기를 직접 맡는 일이 얼마만인지요. ​ 어제는 책을 읽다가 한 시인이 귀에 대해 쓴 글을 만났습니다. 아주 유명한 시인인데 아마 난청과 이명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귀를 앓고 있어서가 아니라 귀에 대한 시인의 통찰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짧지 않은 글이었지만 같이 나누고 싶어서 굳이 컴퓨터로 그 글들을 다 옮겼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그 글로 대신할까 합니다. ​ ​ ---------..

자두나무 정류장 /박성우

. 종점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은행나무길 범일운수 종점에서 나는 내린다 종점 트럭행상에서 귤 한 봉다리 사서 집으로 간다 산골 종점에서 태어난 나는 서른일곱 먹도록 서울은 다 같은 서울이니까 서울엔 종점 같은 건 없는 줄 알았다 종점만 아니라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오래전 뛰쳐나와 다시 종점, 집으로 간다 - 박성우 ----------------------------------------------------------------------- 깜짝 놀랐다. 전북 정읍 자두나무가 있는 집에서 사는 줄 알았던 시인이 우리 동네 버스 종점에 내리다니 서울 금천구 시흥동 범일운수 종점, 내 사는 곳에서 귤 한 봉다리 사서 집으로 가는 시인이라니 10 년 전에 나온 시집이니 시인은 다시 자두나무 곁으로 돌아갔을지도 모..

안양보청기, 부모님에게 잃어버렸던 행복을 다시 찾아주세요.

잃어버렸던 행복을 다시 찾는 오월이 되길 바랍니다. 오월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이 있는 오월, 더 이상 춥지도 덥지도 않은, 마지막 봄꽃들이 세상을 환히 밝힐 오월입니다. 이 년 하고도 서너 달 만에 드디어 마스크를 벗고 출근했습니다. 코끝에 바로 닿는 싱그러움이 정말 반갑습니다. 잊지 못할 오월의 첫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 주말 동안 제법 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처음으로 토요일 센터 문을 닫았습니다. 한 분이 전화를 주셔서 몹시 죄송했지만 오래 전부터 가기로 한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연두에서 녹색으로 변하고 있는 야트막한 산들을 가로지르며 충북 옥천을 갔습니다. 처음 가본 깊은 산 속에 있는 선배 시인의 옻순잔치집엘 간 것입니다. 반가운 사람들도 만나고 막걸리도 ..

사월

. 사월 * 사월이다. 아마도 아직 만나지 못한 코로나 굳이 만날 것 같은 사월이다. * 운동을 시작했다. 쉬 죽진 않을 것 같아서. 그 날을 향해 걸어가기 위해서 야쿠시마 여행을 위해서 열심히 할것이다. * 시간만 정한 약속에 장소가 없다. 어디로 가야하는가? * 지금 詩를 생각하지만 멀지 않은 시절에 神 생각으로 바뀔줄 안다. 詩는 결국 神에 닿을 것이다. * 혹시 누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매일 역시 아무도 오지 않는 매일 * 어깨가 아프다.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들을 돈 주고 짊어진 탓이다. 건강도 아파야 오는가? * 아직 까먹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평생에 처음 있는 일. 잊지마라. 너는 아직 까먹을 수 있다. * 금방 마음이 편해졌다.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이는 결국 나다. 아니다. 돈이다. *..

봄나들이

. #봄나들이 사월 끝날과 오월 첫날에 걸쳐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서울서 출발 옥천의 #박기영 시인 책들이겸 옻순잔치에 가는 길의 산천은 앳띤 청년의 푸르름이 가득했다. 난생 처음 온갖 옻순요리를 맛보고 그간 페북에서만 봤던 인연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가져간 시집 몇 권 건네고 또 몇 권 받아오기도 했다. 생각 같아선 오신 분 모두에게 드리고 싶었으나 면구해서 말았다. 페북에서 객적은 소리 심심찮게 하는 신휘시인은 산속 노을 같았다. 좋아요 100개가 무색하게 진중한 농부시인의 시집 #추파를던지다를 욕조에 뜨건 물 받아 땀 빼며 읽는다. 역시 반가웠던 초설시인, 낯선 나를 정말 반갑게 대해줘서 큰 빚을 진 느낌이다. 태동기와 계단, 먼 옛날의 힘이 크다. 상봉형도 보고 내 시집 내준 곰곰나루 박덕규선배도..

가기 전에 쓰는 글들 /허수경

. 가기 전에 쓰는 글들 많은 경우, 이미 죽은 사람들의 글을 읽는다. 죽음은 오래 전에 떠나 책에는 그림자도 없다. 그저 잘 살아 있었을 때의 뜨겁거나 미지근한 가슴이 적혀 있을뿐. 우리는 그의 흔적을 읽고 느끼거나 놀라거나 가슴을 쓸어내린다. 여기, 죽어가고 있다는 소문 속에서 죽어간 사람이 죽어가면서 쓴 글이 있다. 읽는 나는 아직 식지 않은 그 소문의 안타까움과 함께 이제는 죽은 그의 글들을 읽는다. 시시껄렁하게 살고싶다 했던 그는 시시껄렁하게 죽어가진 못했다. 소문 때문이다. 죽은 허수경의 아직 산 목소리는 내용과 관계없이 우울하다. 220403 쓴다는 일과 생각한다는 일의 先後를 생각하게 된다. 종일 뭔가를 쓴 시인. 종일 뭔가를 생각해서일까? 종일 뭔가를 쓰느라 생각을 한 것일까? 어느 것이..

안양보청기, 난청으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난청으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언젠가부터 봄과 가을이 짧아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봄인가 하면 여름이고 가을인가 하면 겨울이 되는 건 저만 느끼는 건 아닐 것입니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이제 서서히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과학적 분석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봄과 가을이 짧아진다는 사실은 문득문득 아쉬움을 낳습니다. 아직은 아침 나절은 쌀쌀하지만 낮에는 제법 덥더군요. 온갖 꽃들이 한창인 봄이지만 금방 지나갈지 모릅니다. 마음껏 즐겨야겠습니다. ​ 오늘 저는 오전에 치아 임플란트를 위해 치과 예약이 되어있습니다. 오른쪽 아래 어금니들을 뽑고 임플란트 보철을 해 넣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제일 먼저 노안이 찾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