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책 서재를 꾸미면서 적지 않은 책들을 버렸지만 내 서가에는 여전히 오래된 책들이 제법 많이 꽂혀있다. 서머셋모음의 이 단편집도 오래된 보잘것 없는 책 중 하나다. 1997년 청목이라는 출판사에서 펴낸 문고판이다.활판인쇄본으로 글씨도 작고 무엇보다 언제 내 손에 들어왔는지, 그리고 내 손을 떠났는지 종이는 누렇게 바랬고 위에는 먼지가 켜켜이 쌓여 거무티티하다. 작년 말부터 단편소설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시와 인문서에 편중된 독서로 서사에 대한 감각이나 감동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책장을 뒤져 레이먼드커버 같은 비교적 최근 작가들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재미가 새삼 쏠쏠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책을 읽는다. 이 책, 서머셋모음의 단편집도 그 중 하나다. 대충 1920년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