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 2210

거리 距離

距離 설날이니 어머니한테 다녀왔다. 편찮으시다 세배도 안 받으신다. 세배 드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한 번 빼먹는게 섭섭하지만 그게 그 세대의 규칙이라니 어쩔 수 없다. 도착하자마자 주의를 부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잔소리, 두 손녀 시집 빨리가라는 지청구는 오늘도 이어졌다. 유전자의 명령은 늘 집요하다. 어머니의 소멸은 오늘도 확인됐다. 귀가 잘 안들린다 한 지는 제법 됐지만 냄새를 잘 맡을 수 없다고 하신다. 맛도 그렇고. 그래도 아내가 끓여준 떡국은 맛있다면서 잘 드신다. 혀로 느끼는 맛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맛이겠지. 목 위의 모든 감각들이 쇠잔하고 있으니 아마 머리 전체가 그런 탓이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어머니는 그렇게 조금씩 우리를 떠나는 중이다. 언젠가부터 명절이면 우..

불편한 관계

불편한 관계 살아가는 일은 여러 사람들과 이러저러한 관계 속에 사는 일이다. 이 숱한 관계들은 종종 불편함이란 이름으로 얽힌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상대는 가장 가까운 아내일 수도 있고, 사실 가장 자주 불편해지는 관계일터지만, 어쩌다 한번씩 마주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불편을 일으키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나나 상대의 이기심일 수도 있고, 오해가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적인 적의, 공연한 질투 같은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어쨌든 불편한 관계는 불편하다. 아내와 다투고 며칠 서로 말을 하지않고 지내는 시간은 몹시 불편하다. 행동의 불편도 있지만 대부분 마음의 불편이 더 크다. 마음 속에 얽힌 거친 매듭을 보며 매듭 자체에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떻게 매듭을 풀까 고민하기도 한다. 그 모든 생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