距離 설날이니 어머니한테 다녀왔다. 편찮으시다 세배도 안 받으신다. 세배 드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한 번 빼먹는게 섭섭하지만 그게 그 세대의 규칙이라니 어쩔 수 없다. 도착하자마자 주의를 부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잔소리, 두 손녀 시집 빨리가라는 지청구는 오늘도 이어졌다. 유전자의 명령은 늘 집요하다. 어머니의 소멸은 오늘도 확인됐다. 귀가 잘 안들린다 한 지는 제법 됐지만 냄새를 잘 맡을 수 없다고 하신다. 맛도 그렇고. 그래도 아내가 끓여준 떡국은 맛있다면서 잘 드신다. 혀로 느끼는 맛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맛이겠지. 목 위의 모든 감각들이 쇠잔하고 있으니 아마 머리 전체가 그런 탓이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어머니는 그렇게 조금씩 우리를 떠나는 중이다. 언젠가부터 명절이면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