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는 오후에는 2007. 10. 22 집 앞 화단 키 큰 해바라기들 서늘한 낫질로 싹둑 드러 누웠다 한 풀 하루가 꺽이고 퇴기같은 가을만 하늘에 우쭐한데 앉은 자리서 시간을 세다 느닷없는 두통에 마른 목 세운다 일 년을 사는 일이 새삼스레 차마고도 넘는 비 구름 같다 이 고개 넘으면 목 잘린 해바라.. 詩舍廊/~2021습작 2007.10.22
영화 <밀양>과 용서 헨리 나웬은 용서의 어려움을 이렇게 말한다. "말로는 종종 '용서합니다' 하면서 그말을 하는 순간에도 마음에는 분노와 원한이 남아 있다. 여전히 내가 옳았다는 말을 듣고 싶고, 아직도 사과와 해명을 듣고 싶고, 끝까지 너그러이 용서한 데 대한 칭찬을 돌려받는 쾌감을 누리고 싶은 것이다." 밀양에.. 이야기舍廊/책과 문화 읽기 2007.10.20
낙엽 비 낙엽 비 2007. 10. 19 빚쟁이처럼 젖은 바람이 불어 올림픽대로 늙은 잎새들 쏟아져 내린다 어느새 담쟁이 벽도 붉고 길 또한 메말랐는가 서둘러 내리는 가을 비 몸서리처럼 깊은 하늘 차가운 하소연 끝나고 나면 곧 눈처럼 낙엽지리라 詩舍廊/GEO 2007.10.19
비둘기 이야기 [수도권]비둘기와의 전쟁 [동아일보] 몇 년 전부터 도시의 비둘기는 ‘닭둘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몸이 비대해진 데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빗대 붙여진 이름이다. 늘어난 비둘기 때문에 불편과 위생문제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서울시가 ‘비둘기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 이야기舍廊/폭력 창고 2007.10.19
이미지 詩인척하는 몇 줄 글을 쓰고 민망한 마음으로 어깨 기대고자 그림을 찾는다. 옛날에는 그림이 먼저였고 그 그림에 의미를 붙일 글을 찾았었는데... 새삼 그림에게 어렵고 미안하다. 익지 못한 생각을 공명심에 내깔려 놓고 다른 사람이 만든 이미지로 설명하려 드는 한심함.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생활..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07.10.17
뒤 뒤 2007. 10. 16 지랄처럼 지나간 그대를 그리워 한다 한편 그 그리움 너머 너희 생각에 생경스런 눈물도 흘린다 흐릿하게 그대 속에 있는 나, 나의 모습이 모호하게 너희 속에 자리한 무렵을 무던히 떠올리며 떠나갔던 시간처럼 시나브로 그대여 그 어느 날이란 오늘의 뒤 뒤를 바라 보면 보.. 詩舍廊/~2021습작 2007.10.16
능곡 능곡 2007. 10. 16 그때, 그곳엔 문둥이처럼 시인들이 살고 있었다 가난한 마음이 쪼그린 토굴들과 초라한 일상이 거적처럼 깔린 민둥산에서 내가 아는 시인들은 해거름 긴 그림자처럼 광화문 저녁으로 와 술을 찾았다 땡중같은 시인은 시주같은 밤술을 청하고 우리는 욕값으로 술값을 치르.. 詩舍廊/~2021습작 2007.10.16
부족한 신앙 내가 비록 그 뜻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주님의 의로우심을 내 입으로 전하렵니다. <시편 71:15> 도무지 뜻을 헤아리지 못할 창조주여, 나는 스스로 믿음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나의 강변이 진심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그 진심어린 믿음으로 인해 내가 힘을 얻고 세상의 두려움에서부터 자유를 .. 혼자만의 골방^^/신앙 에세이 2007.10.16
용기 주변에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목요일, 후배와 한 잔하고 있는데 반가운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대학교 1년 후배한테서 온 전화였다. 잘나가는 제일기획 기획팀장 때려치고 훌쩍 캐나다로 날아갔다는 녀석. 소식만 어렴풋이 들었는데 그놈이 포토그래퍼가 되서 그 밤에 나타난 것이다. 사진은.. 이야기舍廊/하루 에세이 2007.10.13
餘分의 時間 餘分의 時間 2007. 10. 11 돈벌이 빠지고 난 자리에 시간이 허연 뿌리를 드러낸 채 듬성듬성 졸고 있다 마음은 종종걸음으로 거리를 헤매지만 정작 용기는 책상 앞을 떠나지 못하고 아침은 느리게 동쪽 창을 두드리지만 횡한 오후는 어김없이 노을 가슴으로 탄다 누군가 시간을 �는 소리, .. 詩舍廊/~2021습작 2007.10.11